AI 시대, Problem Solver에서 Problem Finder로
    2026-04-06
    AI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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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불편한가"는 AI가 대체할 수 없다

    AI가 코드를 작성하고, 문서를 요약하고, 설계를 제안하는 시대가 되었다. 해결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지금, 개발자에게 남은 질문은 하나다.

    "그래서,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만들지"를 먼저 고민한다. 하지만 순서가 다르다. "무엇이 불편한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불편함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인지 영역이다.

    진짜 비효율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B2C 영역의 불편함을 떠올린다. 배달이 느리다, 택시 잡기가 어렵다, 은행 업무가 번거롭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은 이미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온라인으로 장을 보면 다음 날 아침 집 앞에 배송이 오는 것이 일상이 된 세상이다. 앱 하나면 택시가 오고, 송금은 몇 초면 끝난다.

    소비자로서 느끼는 불편함의 대부분은 이미 누군가가 풀었다.

    하지만 그 이면, 즉 소비자 경험을 지탱하는 프로세스 내부에는 아직 "왜 이렇게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남아 있는 비효율들이 많다.

    예를 들어, 새벽 배송이 집 앞에 도착하기까지의 물류 현장을 들여다보면, 담당자가 매일 수십 개의 엑셀 파일을 열어 출고 데이터를 하나씩 수정하고, 복사-붙여넣기로 다른 시트에 옮기고, 수작업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시스템이 없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 사이의 틈을 사람이 메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불편함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해당 도메인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체감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결국 가치 있는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깊이 들어가야만 보인다.

    Problem Solver에서 Problem Finder로

    AI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는 비용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코드를 짜는 일,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 심지어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일까지 AI가 상당 부분 보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중요해진 역량은 깊이 있는 문제를 인지하는 능력이다.

    좋은 해결책을 만드는 사람(Problem Solver)도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더 희소해지고 있는 역량은, 진짜 풀어야 할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Problem Finder) 이다.

    해결은 AI와 함께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문제야"라고 지목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주니어 개발자는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가

    솔직히 말하면, 주니어 개발자가 바로 Problem Finder가 되기는 어렵다. 현장 담당자와 소통할 기회가 적고,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 깊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요구사항을 "고통 문서"로 읽기

    기획자가 전달한 요구사항을 단순한 스펙 문서로 읽지 말자. 그 안에는 현장의 고통이 담겨 있다.

    • "왜 이런 요구사항이 나왔을까?"
    • "현장에서는 지금 어떤 상황일까?"
    • "이 기능이 없으면 담당자는 어떤 우회 작업을 하고 있을까?"

    이렇게 스스로 고민하고, 기획자에게 맥락을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이 된다.

    먼저 "좋은 맥락 이해자"가 되기

    지금 단계의 목표는 Problem Finder가 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좋은 맥락 이해자가 되는 것이다.

    • 도메인 관련 뉴스와 기술 블로그를 통해, 업계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꾸준히 접하기
    • 요구사항을 받을 때마다 현장을 궁금해하는 습관 들이기
    • 기획자나 현장 담당자에게 "왜?"를 물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이런 작은 습관들이 쌓여서, 결국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발견만으로는 부족하다 — 얼라인이 필요하다

    문제를 발견했다고 끝이 아니다. 스스로 일을 만들어냈을 때, 그 다음에 마주치는 벽은 "이게 진짜 풀어야 할 문제가 맞는가?"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아무리 좋은 문제를 찾아도, 혼자만의 확신으로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팀원들과 얼라인을 맞추고, 이 문제가 지금 리소스를 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기술력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 내가 발견한 문제를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
    • 기획자, 현장 담당자, 동료 개발자 각각의 관점에서 이 문제의 우선순위를 납득시킬 수 있는가?
    • 반대 의견이 나왔을 때,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방향을 함께 찾아갈 수 있는가?

    결국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로 이어지게 만드는 전체 흐름에는 인간관계와 신뢰가 깔려 있다. 평소에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두지 않으면, 아무리 날카로운 문제 인식도 실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결국, AI 시대에 중요해진 것들

    AI 시대에 개발자의 가치는 코드를 잘 짜는 것만으로는 결정되지 않는다. 물론 코드를 잘 짜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기본기다. 하지만 그 위에 쌓아야 할 것들이 더 명확해졌다.

    • 도메인 지식과 현장에 대한 이해 — 보이지 않는 곳의 문제를 발견하는 눈
    • 커뮤니케이션 역량 — 발견한 문제를 검증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힘
    •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 AI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출발점

    좋은 소식은, 이 능력들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요구사항을 읽을 때 한 번 더 "왜?"를 물어보는 것. 도메인 뉴스를 하나 더 읽는 것. 현장 담당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그리고 팀원들과의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해결은 점점 쉬워진다. 하지만 발견은 여전히 어렵고, 실행은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발견하는 습관과 소통하는 습관을 함께 시작해야 한다.